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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를 마시자/차 마시러 가자

제주도 여행 찻집 지안

by 서재이_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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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2박 3일의 짧은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16일 오후 비행기로 떠나 18일 저녁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일정이었지만 두 곳의 찻집에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 글은 17일에 다녀왔던 찻집 지안에 대한 글이다.

 

'지안'은 한자로 至(이를 지)와 安(편안할 안)을 써서 '차로써 저마다의 편안함에 이르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곳은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로 23에 위치해 있다(제주국제공항에서 서쪽으로 약 15km 떨어져 있다).

매주 수요일을 정기 휴무일로 두고 있고, 영업시간은 10시부터 20시까지다.

인스타그램은 @zian_officials이다. (https://instagram.com/zian_officials?igshid=YmMyMTA2M2Y=)

 

찾아가는 길에 꽤나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주도민인 팽주님의 고향이라고 한다(동네에서 오픈을 축하하는 큰 잔치도 있었다고 한다)

 

찻집 지안은 보이차를 전문으로 하는 개인 다실(차를 마시는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다.

 

https://naver.me/F4txQkvp

 

네이버 지도

찻집 지안 본점

map.naver.com

외부

외부에 걸린 간판에서부터 찻집이라는 느낌이 팍팍 왔던 첫 모습!

 

내부

내부로 들어서자 절에서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스모키하고 머스크한 인센스 향이 훅 밀려왔고, 시야에는 우드 계열의 색감들이 인상적으로 들어왔다.

 

입구 앞의 벽 뒤에는 소분된 차들과 판매 중인 다구들이 놓여 있었다.

 


우리 가족은 방문 전 네이버를 통해 동정오룡과 월광백, 맹송 보이생차를 마실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티 코스를 체험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만 같아 차 종류별 비교 시음 코스를 요청했다(가격은 인당 3만 원에 책정되어 있었으며 네이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우리 가족은 평일 낮이었고 다른 손님이나 예약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운 좋게 티 코스를 체험할 수 있었지만, 티 코스는 예약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니 방문 전에 네이버로 꼭 확인했으면 한다.

 

티 코스는 내가 가장 애정하는 차였기에 차마 포기할 수 없었던 월광백으로 시작됐다. 매번 차를 우리기 전 향을 맡을 수 있게 해 주셨고, 차는 개완에 우려서 내어주셨다. 이후에는 중국 홍차, 맹송 보이 생차와 경매 보이 생차 순으로 시음할 수 있게 해 주셨는데, 차는 누가 우리는가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 월광백과 경매 보이 생차는 평소에도 자주 즐겨하는 차인데 내가 우렸을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돌았다.

 

곁들여 먹으라고 내어주신 몇몇 다식 중 하나와 차(茶) 친구 촉촉이 사진이다. 오른쪽 끝에는 촉촉이 친구 축축이가 놓여 있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해주셨던 설명은, 차가 만들어진 해나 보관 방법 등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조건을 잘 갖춘 상태에서 비교 시음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 나는 경매 보이 생차보다 처음 맛본 맹송 보이 생차가 입에 머금었을 때의 맛과 향 같은 부분에서 훨씬 임팩트 있다고 느꼈다. 평소에 즐겨 마시던 몇 종류의 보이차와 오늘 처음 맛본 보이차들에 대해 액자 속의 지도에서 지역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설명해 주신 덕에 지역에 대한 차이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은 와인을 마실 때처럼 보이차를 마실 때에도 치즈가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맛을 알아버린 동생은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치즈를 샀다.

 

제주도에 거의 4-5년 만에 방문했기에 여행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던 이번 가족 여행이었기에 이후에도 일정이 많이 남아 있어 오래 머무르지는 못 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기억 상으로는 한 시간 반 남짓 있었던 것 같다).

 

떠나며 마침 똑 떨어진 월광백을 구입했는데 글쎄 전시되어 있던 것과 동일한 유리병 안에 넣어주셨다. 개인 소장 및 사용을 목적으로 백자 다관과 골동 백자잔도 함께 구매했는데, 둘 다 실물이 너무 예뻐서 데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백자와 유리병의 안녕을 걱정할 만한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포장을 무척 꼼꼼히 해주셔서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하루 종일 '온종일 찻자리'를 즐겨봐야겠다는 다짐이 들 만큼 마음에 남는 공간이었다. 그때는 팽주님이 쓰신 책도 읽을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 친절한 팽주님과 즐거웠던 찻자리, 편안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들이 기억에 새겨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방문 당시 오픈 약 3개월 무렵이었음에도 주말에는 만석이라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더 유명해지기 전에 다녀오는 것을 추천한다. 차를 입문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을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티 코스는 예약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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