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취미 생활을 하자/시1 바다와 나비_김기림 김기림 시인의 는 1939년에 잡지 «여성»에 발표된 작품이다. 본래 근대 문명을 동경했으나 냉혹한 현실에 좌절하고 마는 당대의 지식인을 나비에 빗대어 쓰여진 시다.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이런저런 생각을 모두 거둔 채 처음 시를 읽었을 때, 이 시는 이미 나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열아홉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는 내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사회의 현실을 오롯이 보여주며 설렘과 기대에 속에 잠겨가는 나를 꺼낼 사람도, 그럴만한 명분을 가진 사람.. 2023. 2. 24. 이전 1 다음 728x90